Miyerkules, Pebrero 6, 2013

[김성훈의 X-파일]리치몬드, 강속구에도 우려 낳는 이유



리치몬드는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에서 직구의 위력을 끌어올리는데 매진했다. 왼손타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투심 패스트볼도 장착했다. 공은 비슷한 스피드를 보이는 슬라이더(129.3Kkm), 슬러브성 커브(125.6km) 등과 어우러져 타자의 타이밍을 적잖게 빼앗았다. 특히 왼손 타자 피안타율을 오른손보다 낮췄다. 하지만 피안타율은 각각 2할9푼6리와 3할8리였다. 공의 위력이 배팅 볼 수준으로 전락했다 볼 수 있다.

지난 2년간의 마이너리그 성적만 놓고 보면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롯데가 리치몬드를 데려온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추정된다.

▲리치몬드가 뛰었던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Pacific Coast League·이하 PCL)는 타자친화구장이 많다. 이 때문에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다른 리그에 비해 높은 편이다. 더구나 리치몬드가 뛴 라스베이거스의 홈구장은 PCL에서도 손꼽히는 타자구장이다. 리치몬드는 홈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84의 끔찍한 피칭을 기록했다. 반면 원정경기에선 3.39로 비교적 호투했다.

▲두 번째는 탈삼진 능력이다. 지난 시즌 리치몬드는 134.2이닝을 던지며 112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반면 볼넷은 43개에 불과했다. 홈구장에서 난타를 당하면서도 볼넷을 내주지 않았단 건 그만큼 제구력과 투쟁심이 나쁘진 않단 걸 의미한다.

▲마지막은 강한 멘탈이다. 리치몬드는 20대를 음지에서 고생하며 보냈다. 30대에 찾아온 빅 리그 생활도 부상으로 짧게 정리됐다. 그럼에도 그는 부상을 이겨냈다. 재승격의 희망이 없는 악조건에서도 지난 2년을 마이너리그에서 꿋꿋이 버텨냈다. 묵묵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건 성실함과 강인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 이는 한국 프로야구에 빨리 적응하는데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리치몬드가 한국에서 성공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프로야구를 접수할 정도의 피칭을 선보일 가능성은 분명 낮아 보인다. 장병수 전임 대표이사는 매 시즌 선수단의 목표를 우승이라 했다. 이번 시무식에서도 그랬다. 하지만 홍성흔, 김주찬, 사도스키 등이 빠져나간 공백을 채울 퍼즐 조각은 리치몬드와 김시진 감독 둘뿐이다. 나쁜 조합은 아니다. 우승을 향한 롯데의 의지가 잘 느껴지지 않을 뿐이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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